[신향식의 365건강칼럼] 맨발광장·맨발빌리지 만드는 소현마을의 꿈
[신향식의 365건강칼럼] 맨발광장·맨발빌리지 만드는 소현마을의 꿈
  • 신향식
  • 승인 2025.03.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7일 경남 함양에 330평 규모 맨발광장 열고 ‘맨발빌리지’ 조성 선포식
- 서울 강남 대모산의 힐링숲 등 전국 곳곳에 제2, 제3의 소현마을 조성되길
함양 소현마을 맨발마당에서 참가자들./사진 제공=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인터뷰365 신향식 칼럼니스트 =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유년기를 경남 함양군 소현마을에서 보낸 박정숙 씨가 허도탁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함양지회장에게 보낸 글이다.

‘시멘트 길을 걷어내고, 맨발로 흙길과 개울물을 밟으며 살고 싶습니다.’

그 작은 바람이 담긴 편지. 그 글은 한 사람의 소망에서 시작해 마을 공동체의 움직임으로 번졌다. 결국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새로운 길이 닦였다. 그렇게 소현마을은 ‘맨발의 마을’이 되었다.

그리고 지난 17일, 그 작은 불씨가 커다란 불꽃이 되었다. 330평 규모의 맨발광장이 문을 열었다. 또, 세계 최초의 ‘맨발빌리지’ 조성이 공식적으로 선포되었다.

소현마을 ‘맨발빌리지’ 조성 선포식 현장./사진 제공=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사람의 몸은 원래 땅과 맞닿아 있을 때 가장 편안

이날 낮 2시, 마을에는 차가운 봄바람 속에서도 유난히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의 박동창 회장을 비롯해 관계자, 주민, 그리고 맨발걷기의 가치를 믿는 150여 명이 이곳에 모였다. 한 사람, 두 사람 신발을 벗고 흙 위에 발을 디뎠다.

“어릴 적 동네 개울가에서 놀던 기분이야.”
“이렇게 부드럽고 선선한 감촉을 느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

우리는 신발 속에서 자랐다. 도시의 딱딱한 바닥과 시멘트 길에 익숙해진 채 흙을 밟는 일을 잊어버렸다. 그러나 인간의 몸은 원래 땅과 맞닿아 있을 때 가장 편안하다. 땅의 온기를 받으며 발바닥의 감각을 되살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연이 우리에게 허락한 가장 근본적인 치유였다.

소현마을 맨발광장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그곳은 하나의 문이었다. 맨발로 들어서는 순간, 시간은 느려지고 발바닥은 기억을 더듬는다. 대지는 따뜻한 품으로 사람들을 맞이했고, 사람들은 그 품 안에서 천천히 걸었다.

맨발광장과 함양 삼림숲 1.2㎞ 맨발길과 연결

이곳은 함양 상림숲 내 1.2㎞ 맨발길과 연결되어 ‘맨발빌리지’의 중심이 될 터전이다. 흙길을 따라 걷는 것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마음을 어루만지는 길이 되는 곳. 주민들이 직접 흙길을 닦고, 개울을 살리며 꿈을 키워가는 곳이다.

박동창 회장은 “맨발빌리지는 오래 전부터 나의 버킷리스트였다”며, “소현마을에서 시작된 이 작은 움직임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꿈꾸는 것은 단순한 걷기의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다시 자연과 하나 되는 곳, 신발을 벗고 진짜 자신의 감각을 되찾을 수 있는 현대판 유토피아다.

맨발광장은 단순한 공터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이 시작되는 터전이다. 신발을 벗고 흙을 밟는 순간, 단단했던 마음도 부드러워졌다. 발을 덮고 있던 신발이 벗겨지듯, 마음의 갑옷도 벗겨지고 있었다. 땅을 직접 밟는다는 것, 그것은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것, 그리고 잊고 있던 자신을 되찾는 것이었다.

전국 곳곳에 제2, 제3의 소현마을 생겼으면

함양 소현마을 맨발마당에서 맨발 걷기를 체험하는 참가자들./사진 제공=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행사의 마지막, 참가자들은 맨발로 서서 박수를 쳤다. 아직도 남아 있는 흙의 감촉을, 맨발 위로 흐르는 봄의 기운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간직하고 싶었다. 이곳 소현마을에서 맨발로 내딛는 첫걸음, 그것이 새로운 변화를 향한 시작이었다.

소현마을 맨발광장을 보며, 문득 서울 강남구 대모산이 떠올랐다. 대모산에는 힐링숲이 조성될 예정이다. 파크골프장과 반려견 놀이터가 예정되어 있는 이곳에 맨발광장도 만든다면 어떨까? 맨발광장에 모여 한여름밤의 맨발 음악회라도 연다면….

대모산이 진정한 맨발의 성지가 되어, 전국에서, 나아가 해외에서까지 맨발 순례객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소현마을의 맨발광장, 맨발빌리지 소식을 접하며, 제2, 제3의 소현마을이 삼천리 방방곡곡에 생기기를 기대해 본다.

신향식

신문기자 출신 논리적 글쓰기교육과 치유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조선미디어그룹)을 거쳐 굿데이(경향미디어그룹)에서 체육부 기자로 활약.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에 자연치유와 교육을 주제로 글을 씀.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기초필수 교양국어 교재에 모범예문 게재. 그 계기로 대학에 출강하고 전국 주요 고교에서 학술적 글쓰기 초빙강사로 뜀. 미국 하버드대와 MIT, 독일 베를린공대, 함부르크대 등의 글쓰기교육 현장 취재. 신문기자 출신들로 강사진 구성한 논술학원을 대치동서 17년간 운영. 현재 ‘자연치유일보’ 발행인 편집인과 ‘맨발건강신문’ 선임기자로서 ‘접지(어싱)’를 온세상에 알리고 있음.

신향식
신향식
interview365@naver.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