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평 - 새로운 서평] 가미야마 지역재생 교과서 外
[숏평 - 새로운 서평] 가미야마 지역재생 교과서 外
  • 김리선 기자
  • 승인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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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연대] 강민지·황수현·설명문의 500자 서평

젊은 문화비평가와 출판전문가들의 커뮤니티인 '비평연대'에서는 숏폼 콘텐츠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500자 내외의 '매우 짧은 연대 서평'의 형식을 고안했습니다. 2030세대 지식인 특유의 빛나는 감각으로 제시되는 다양한 책들을 통해 지식의 최전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 가미야마 지역재생 교과서 (시노하라 다다시 지음, 김경인·박우현·정석 옮김, 오늘산책, 2026)

가미야마 지역재생 교과서(시노하라 다다시 지음, 김경인·박우현·정석 옮김, 오늘산책, 2026)

'가미야마 지역재생 교과서'는 일본의 작은 지방 도시 가미야마가 어떻게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지역재생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단순히 도시 정책이나 행정 사례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태도와 실행 방식을 보여주는 책에 가깝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베타 멘탈리티(Beta Mentality)’라는 개념이었다. 완벽하게 준비한 뒤 세상에 내놓는 것이 아니라, 아직 부족하더라도 일단 시작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수정해 나가는 사고방식이다. 창업을 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나에게 이 문장은 특히 크게 다가왔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아이디어가 있지만, 그것을 어떤 형태로 구체화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순간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작은 실행을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가미야마의 변화 역시 거창한 마스터플랜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작은 실험을 반복하며, 실패를 수정해 조금씩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지역재생의 성공 사례라기보다 변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는 기록처럼 느껴진다. 책을 덮고 나면 완벽한 답을 찾기보다 먼저 작은 형태로 시작해봐야겠다는 용기를 독자들에게 불어넣어주는 책이다.(강민지 / 문화평론가·프롬레코드대표·비평연대)

강민지<br>
강민지 

■ 나쁜책 (김유태 지음, 글항아리, 2024)

나쁜책(김유태 지음, 글항아리, 2024)

판도라의 상자처럼 사람들은 호기심 때문에 금서에 끝없는 관심을 보인다. 내용에 든 것이 무엇이길래 금지했을까, 얼마나 충격적이길래 금지가 되었을까. 호기심은 사라지지 않는다. 권력층은 책을 읽지 못하게 하여 이후에 있을 관심을 끊으려 하지만, 금지된 책은 되려 영생을 얻게 된다.

독서의 끝자락에서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책만이 불멸의 미래를 약속받는다. (12p)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서로 다른 시대에, 서로 다른 세계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당시 사회적 통념을 흔들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사회적인 통념, 성과 인간의 욕망 등, 다양한 이유로 금지되었으나 하나도 빠짐없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파문을 일으켰다.

상식을 뒤흔드는, 금서로 지정된 30권의 책을 살피면,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 외에도 불멸하는 책이 존재한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지금은 풀려서 금서인 줄도 몰랐던 책도 있으며, 익숙한 작가가 금서를 적었다는 사실에 놀랄 수도 있다.

책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창으로서 다양한 문제를 꼬집는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이 변화해도 금서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책이 말하는 사회적 문제를 읽어내야 한다.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문제들을 인지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좀 더 좋게 만들 수 있을 테니까.(황수현 / 칼럼니스트·비평연대)

황수현
황수현

■ 기억의 무늬 (백희성 지음, 북로망스, 2026)

기억의 무늬(백희성 지음, 북로망스, 2026)

사랑이 무엇일까 생각하면 흔적 비슷한 것이 떠오른다. 방치되지 않고 손때 묻는 익숙한 것들 말이다. 말해야 안다고들 하지만, 때론 말없이 깊은 울림을 주는 감정이 있다. 그건 머리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손끝으로 느끼고 귀로 듣고 코로 맡는다. 이를테면 집 오래된 책장에 아버지 어머니 손때 묻은 책들, 카세트테이프, 약간 닳은 사진. 그런 것들은 속으로 읽는 것일까. 보통의 물건을 보는 감정은 분명 아니다. 말로 쉬이 표현할 수 없다.

백희성 작가의 두 번째 소설 '기억의 무늬'는 그런 것들을 다루는 듯하다. 문장에 오감을 담지만, 결코 정의하지 않는다. 페이지 속 거친 직물을 손으로 쓸어내리고,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으면, 문장에는 없는, 그렇지만 그 안에 분명히 존재하는 무언가에 손이 닿는다. 감정을 더듬어볼 수 있다. 분명 빼곡한 글로 된 소설인데, 오래된 사진첩을 넘겼던 것 같다. 그 많은 사람과 오래된 사랑. 눈으로 보지 않았지만, 이미지가 속에 남았다.(설명문 / 건축가·문화평론가·비평연대)

설명문<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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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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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un@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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