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들’, 43년째 제천 영육아원 후원…선한 영향력 감동
‘키다리 아저씨들’, 43년째 제천 영육아원 후원…선한 영향력 감동
  • 박현수 편집위원
  • 승인 2024.11.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투병 중인 백제인 여사 위로하고 후원금·장학금 전달
- 김영수 전 문체부장관, 43년 전 영육아원 건물 설립 앞장
- 제영모 회원들, 2018년 백제인 여사 흉상 헌정식도 가져
- 일평생 헌신 봉사…결혼도 않고 길러낸 ‘자녀’는 1300여 명
제천 영육아원을 후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4년 전부터 병환으로 거동이 어렵고 말도 불편해진 백제인 여사를 찾아 안부를 묻고 건강을 기원했다. 왼쪽부터 김용원 한강포럼 명예회장, 김영수 전 문화체육부장관, 박민옥 영육아원 원장, 영육아원 설립자 백제인 여사, 신갑순 대표, 최인수 교수./사진=박현수 편집위원

인터뷰365 박현수 편집위원(/제천) =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43년째 후원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제천 영육아원을 후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제영모·대표 김영수 전 문화체육부장관) 회원 15명은 지난 6일 충북 제천 소재 영육아원을 찾아 후원금을 전달해 훈훈한 감동을 줬다.

이날 모임에는 현재 프로당구협회(PBA) 총재인 김영수 전 문화체육부 장관을 비롯해 김용원 한강포럼 명예회장(전 대우전자 사장), 최인수 조각가(서울대미술대 명예교수), 이석구 전 뉴욕 중앙일보 사장, 양동훈 유니온비엔씨 회장, 이기선 한국삭도 회장, 유진석 토디스페이스 사장, 신갑순 ‘삶과 꿈 챔버 오페라 싱어즈’ 대표, 한철웅 제천 명성유유예식장 회장, 이학기 전 소방안전협회장, 최인석 전 장은경제연구소 소장 등이 함께 했다.

이날 김 전 장관은 서울에서 미니버스를 전세해 뜻을 같이하는 회원 10여 명과 함께 영육아원을 찾았고, 이학기 전 회장 등은 대전과 청주에서 개별적으로 함께 자리했다.

김 전 장관은 43년 전인 1981년 제천 영육아원 설립자인 백제인(89·미국명 제인 화이트)여사와 인연을 맺은 후 현재까지 해마다 제영모 회원들과 함께 영육아원을 찾아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제영모 키다리 아저씨들’이 방문하는 날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이날 김 전 장관은 후원금과는 별도로 규정에 따라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육아원을 떠나야 하는 제천 청암학교 3학년 홍 모(18) 양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홍 양은 역도 국가대표 선수를 꿈꾸며 충북 장애인 역도연맹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할 예정이다.

백제인 전 원장은 4년 전부터 병환으로 거동이 어렵고 말도 잘 못하지만 김영수 전 장관이 두 손을 잡으며 인사하자 “아퍼”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글썽였다.

김영수(왼쪽) 전 장관이 박민옥(가운데) 영육아원 원장에게 후원금을, 제천 청암학교 졸업을 앞둔 홍 모양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박현수 편집위원

김 전 장관과 백제인 여사와의 인연은 1981년 김 전 장관이 청주지방검찰청 제천지청장으로 재직하던 무렵, 처음 맺었다.

백 전 원장이 1962년 26살의 나이에 6.25 전쟁으로 고아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한 달간 배를 타고 한국에 온 후 부천에 있는 ‘새 소망 소년의 집’ 등에서 6개월 정도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제천역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아이들을 돌보기로 결심하고 곧바로 제천에 내려왔다. 1963년 2월 13일, 방 5칸짜리 집을 임대해 첫 아기를 가슴에 안았다. ‘버림받은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로서의 삶이 시작된 것이었다.

낯선 땅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외국인 처녀의 봉사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시선과 아이들이 생활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한 시설들도 문제였다.

좀 더 넓은 시설을 갖춘 영아원을 갖고 싶다며 미국의 젊은 여성이 홀로 낯선 한국 땅에 와서 백방으로 뛰며 헌신하는 모습에 감동한 김 전 장관은 당시 제천시장을 설득해 시유지인 현 부지(토지 1만 1090㎡, 대지 2779㎡)를 제공받았다. 또 관내 쌍용 등 5개 시멘트 회사로부터 시멘트 각 100포씩 500포를 기증받는 등 각계각층의 기업인과 시민들의 후원을 이끌어내 현재의 3층짜리 영육아원 건물을 짓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영수 전 장관(앞줄 오른쪽서 다섯 번째)가 2018년 10월 12일 당시 한강포럼 김용원(앞줄 오른쪽서 세 번째)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과 함께 1억 원에 가까운 기금을 모아 흉상을 제작, 영육아원 정문에서 제막식을 갖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 앞줄 의자에 앉아 있는 이가 백제인 여사. /사진=제천영육아원 제공

이후 제천지청을 떠난 김 전 장관은 해마다 잊지 않고 이곳을 찾아 도움을 줬다. 설립 50주년을 맞은 지난 2013년엔 서울에서 버스를 대절해 한강포럼 회원들을 비롯해 뜻을 같이하는 지인 30여 명과 함께 방문, 작은 음악회를 열고 성금 1500만 원을 전달하는 등 매년 후원금을 전달해 왔다.

특히 2018년에는 김 전 장관은 당시 한강 포럼 김용원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과 함께 백 전 원장 생전에 흉상을 제작해 헌정하기로 결의해 십시일반으로 1억 원에 가까운 기금을 모았다. 그리고 그해 10월 12일 회원 등 50여 명이 참석해 영육아원 정문에서 흉상 제막식을 가졌다.

흉상 제작은 서울대 미술대 학장을 지낸 최인수 조각가가 맡아 백 전 원장의 젊었을 때의 모습으로 조각했다.

제영모 회원들의 후원에 힘입어 백 전 원장은 결혼도 않고 60여 년간 길러낸 ‘자녀’가 1300명을 훌쩍 넘는다. 박민옥 원장은 “제영모 회원들의 변함없는 사랑에 늘 감사드린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